자식 사망 합의금, 엄마 몫도 있을까? | 이혼 부모 간 부당이득금 소송, 법원 판단은?
사랑하는 자녀의 갑작스러운 사망,
그 자체로도 감당하기 힘든 비극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슬픔 속에서
고인의 부모님들 사이에
합의금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면
그 고통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오늘, 실제 법원 판결을 통해
이혼한 부모님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망 합의금’ 분쟁 사례를 살펴보고,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얻을 핵심 지식:
- 누구에게 일어난 일?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고인의 모친(원고)과 부친(피고) 간의 합의금 분쟁
- 무엇이 문제였을까? 고인의 부친이 받은 ‘형사 합의금’에 모친의 몫이 포함되는지 여부
- 법원 판단은? 모친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기각! 부친의 손을 들어줌.
이제, 이 안타까운 사건의 전말과
법원의 판단 근거를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사고와 비극, 그리고 시작된 합의금 분쟁
2020년 5월,
한 포장 공사 현장에서
건설장비인 로우더 후방에 깔리는 사고로
고인 C씨가 안타깝게 사망했습니다.
고인 C씨의 부모님인 원고 A씨(모친)와 피고 B씨(부친)는
1995년에 이미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사고 이후, 고인의 부친인 피고 B씨와
고인의 사실혼 배우자인 G씨는
사고 가해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형사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1억 2천3백만원의 합의금을 수령했죠.
주목할 점은 이 형사 합의서에
“고인의 유가족들(피고 B씨, G씨)은 더 이상
형사적인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으니,
선처를 바라옵고 법의 관용을 베풀기를 원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합의서에는 “향후 원고 A씨가 형사 합의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면 피고 B씨와 G씨가 책임진다”는
문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고인의 모친인 원고 A씨는
피고 B씨가 수령한 형사 합의금 중
자신에게도 몫이 있다며
4천 1백만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A씨는 이 합의금이
고인의 상속인들 전원에 대한 합의금이고,
자신이 고인의 모친으로서 상속인에 해당하므로
마땅히 자신의 몫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모친의 청구는 ‘기각’!
1심에서는 원고 A씨의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지만,
항소심인 전주지방법원 제3민사부는
피고 B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 전주지방법원 2024나6642 판결 중 –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의 판단 근거: ‘형사 합의금’의 성격과 고인의 모친 상황
법원은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형사 합의금’의 목적:
해당 합의금은 가해자들의 형사적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대가로 지급된 것입니다.
즉, 민사적 손해배상(재산상 손해나 위자료)과는 별개로
가해자들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고인의 모친 A씨의 관계:
원고 A씨는 피고 B씨와 이혼한 후
약 25년간 고인과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피고 B씨와 G씨는 고인의 사망 이후 언론 제보, 1인 시위 등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노력으로 형사 합의가 이루어진 측면이 있었습니다. - ‘이의 제기 책임’ 문구의 의미:
합의서의 ‘원고 A씨가 이의를 제기하면 피고 B씨와 G씨가 책임진다’는 문구는
피고 B씨가 받은 합의금에 원고 A씨의 몫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만약 원고 A씨가 추후 형사 합의에 대해 문제 삼을 경우
피고 B씨와 G씨가 원고 A씨를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보았습니다. - 고인의 모친 A씨의 별도 ‘민사상 손해배상’ 수령: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원고 A씨가 별도로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여
1억 4천만원의 재산상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금액에는 원고 A씨의 위자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원고 A씨가 이미 민사적 책임을 통해 손해를 배상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법원은 피고 B씨가 받은 형사 합의금으로 인해
원고 A씨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원고 A씨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상 이익이
피고 B씨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마무리하며: 법은 관계와 기여를 본다
이번 판결은 사망 합의금 분쟁에서
단순히 법적 상속 관계만이 아니라,
합의금의 실제적인 성격(형사/민사),
그리고 피해 회복을 위한 당사자들의 기여도와 노력,
이미 피해를 배상받았는지 여부 등
다양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족 간의 슬픈 분쟁이 법정까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합의를 진행할 때 그 목적과 대상을 명확히 하고
서로의 기여를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입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풀이
여기 나오는 몇 가지 어려운 용어,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 부당이득금: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반환해야 할 금액. - 형사합의금: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합의를 해주고 받는 돈. 주로 가해자의 형량 감경을 목적으로 합니다. - 민사상 손해배상금: 불법 행위 등으로 인해 발생한 재산적·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하는 것. 법적인 책임 유무를 따져서 지급됩니다. - 상속인: 사망한 사람의 재산상 권리 의무를 이어받을 사람.
- 사실혼 배우자: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부부로서 생활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 - 기각: 법원이 소송 당사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배척하는 판결. - 항소: 1심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상급 법원에 다시 재판을 청구하는 것.
이 내용은 전주지방법원 2024나6642 판결문을 참고하여 재구성했습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며,
정보 공유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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